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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의 정원
    나의 서재 2024. 9. 16. 21:33

     

    땅은 그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일단 이 유대관계가 만들어진 이후, 땅을 무시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피해가 뒤따른다. 마치 아이처럼 말이다. 오늘날 많은 면적의 땅은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렸다고 느낀다. 그래서 자연은 자기 스스로를 치유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자연을 믿지 않고, 느기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람과 자연의 유대관계가 없고,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농사지은 적이 없는 곳에만 주목하는 것 같다. 내가 잃어버린 기회들이라고 부르는 가능성이 그곳에 있다. 땅은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당신과 땅이 함께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지만 당신이 노력하지 않느 이상, 유대관계는 좀처럼 형성되지 않는다. 양질의 관계가 유대의 힘과 질을 결정한다. 

    정원의 경계선을 표시하는 행위는 사람의 무의식적인 결심을 알리는 것으로, 앞으로 정원으로 만들 땅과의 관계를 드러내 보이는 일이다. 작은 도시정원이든 대규모 농장이든 상관없다. 정원의 범위를 결정하는데 집중하면서 전체 경계선을 걸어라. 이 행위는 땅에게 땅과 사람이 진실한 모습이 되기 위해 치유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것이다.

    에너지 보호를 목적으로 경계선 가장자리에 울타리를 치거나 나무를 심으면, 가족적인 소속감과 유대감이 한층 견고해진다. 산울타리(산 나무를 촘촘히 심어 만든 울타리)와 나무는 주변의 위협으로부터 공간을 안전하게 지켜 준다. 

    땅을 경운해서 흙을 햇빛에 노출시키는 일은 사람의 피부를 벗겨내는 일과 비슷하다. 식물은 땅이 침식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산소와 물을 자유롭게 순환시키면서 양질의 토양 구조를 유지하게 한다. 그런데 사람이 땅을 경운하게 되면 땅 아래의 무수히 많은 층위들이 뒤섞인다. 미생물군은 혼란에 빠지고, 식물의 먹이가 되어 주는, 땅 속에 길게 늘어서 있던 버섯균과 유기물질들은 빠른 속도로 연소되어 버린다. 흙 속 미생물들은 소량의 산소만으로 호흡을 한다. 그런데 흙을 경운하면 산소에 과잉 노출된 미생물들이 죽어 버린다. 

    고대에 이루어졌던 숲 관리 방식은 세계 일부에만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탄자니아 북부지역의 차가(Chagga) 부족들은 여전히 자연스러운 숲 생태계를 이루는 경작 방식으로 농작물을 기르며, 인도의 케랄라(Kerala)에는 300만 개가 넘는 숲정원이 있는데, 이를 홈가든(home gardens)이라 부른다.

    여유 공간에 연못을 만들 수 있으면 농장이나 정원이 아름다워질 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에게도 이롭다. 연못을 만들면 식용 수생식물이나 물고기도 키울 수 있고 더운 여름에는 수영도 즐길 수 있다.

    <땅을 일구는 방법>
    돼지
    땅을 기계로 뒤집어엎는 일은 토양 생태계를 몇 년 전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피해야 한다. 미생물을 온전히 보존하고 토양 구조를 해치지 않으면서 땅을 일굴 수 있을까? 돼지를 키운다면 쉬운 일이다. 돼지는 사랑스럽고 아주 똑똑한 동물일 뿐만 아니라 어떤 경작 도구나 경운기보다 뒤어나다. 돼지는 일을 하면서 땅을 비옥하게 하고, 먹을 벌레나 유충을 찾으려고 땅 아래위를 파헤치면서 해충 발생을 막아 준다.
    돼지는 사회적인 동물이라 한 마리 이상 키워야 이상적이다. 생후 8주에서 10주정도 된 새끼 돼지를 사서 직접 키우거나, 특정 목적으로 운영되는 동물 협동조합에서 몇 마리 받아 오는 방법도 있다. 
    돼지를 풀어놓으면 놀랄 만큼 짧은 시간 안에 뿌리와 들장미, 고사리, 온갖 풀이 자라던 땅이 깔끔하게 정리될 것이다. 돼재들이 뒹굴면 땅이 단단하게 다져지는데 이런 일이 정원 전체에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돼지들이 마음껏 토욕(동물이 땅에 뒹굴며 몸을 비비는 행위)할 수 있는 구역을 하나 정해 두어야 한다. 작고 앝은 못을 판 뒤에 물을 채우거나, 비가 내릴 때를 기다려 빗물을 채우면 된다. 돼지들은 엄청 신이 날 것이다.

    염소
    염소는 모든 식물을 말씀히 먹어 치워 버리는데, 풀이 무성한 삼림지대의 관목이나 작은 나무들을 정리할 때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숲정원이라면 닭 한 무리는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닭에게는 깨끗한 물과 밤 시간에 따뜻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닭장이나 우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닭은 때때로 흙 목욕하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모래나 나무 재가 담겨 있는 구덩이를 만들어 두면 좋다. 닭은 부엌에서 나온 음식 쓰레기를 아주 빠르게 소화해, 좋은 비료가 되어 주는 영양분이 농축된 배설물을 내놓는다. 닭은 퇴비더미를 샅샅이 뒤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퇴비 더미 근처에 닭장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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