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편 선도체험기 1
저자 김태영 님(1933-2021)이 건강을 위해 1986년 1월 20일부터 시작한 선도 수련법을 수련하면서 일어나는 체험을 기록한 글이다. 하루가 다르게 수련의 진도가 나가는 저자의 글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나에겐 뚜렷한 변화나 체험이 별로 없어 더욱 정진해야겠다고 생각을 해 본다. 수련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원래 선도체험기는 120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이를 축약한 버전이 바로 <약편 선도체험기>이다.
우리의 민족종교에는 공통적으로 인내천 사상이 내포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곧 하느님이라는 사상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예부터 천손족이라 불려왔다. <환단고기>의 일관된 사상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 민족의 본성은 하느님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이것이 온갖 욕망의 때에 절어서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거울에 때가 잔뜩 끼어서 거울 본래의 구실을 다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선도수련을 통해서 우리는 바로 이 인간의 본성과 하느님의 속성을 도로 찾자는 것이다.
선도의 궁극적인 목적이 바로 이러한 하느님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이 경지에 이르는 것을 불교에서는 견성(見性)이라고도 하며, 대각(大覺)에 이른다고도 한다. 기독교의 궁극적인 목적인 예수의 십자가 보혈에 의지하여 영혼을 구제받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앙의 힘이란 근본적으로 타력에 의한, 다시 말해서 남의 힘(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에 의지하여 영혼만을 구제하는 것과는 달리 선도에서는 영혼과 육체, 다시 말해서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닐, 하나의 전체로 보고 이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수련을 통해서 신의 경지가지 변화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육체의 건강을 정신의 건강과 똑같이 소중히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선도수련의 초기 단계에 들어서면 이미 건강과 장수, 다시 말해서 무병장수가 보장되는 것이다. 선도에서는 보통 네 단계로 구분하여 이러한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 즉 정충(精充), 기장(氣壯), 신명(神明), 견성(見性)이 그것이다.
정(精)이 충만해진다는 것은 육체적인 건강을 확보한다는 뜻인데, 이것은 선도수련의 기초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다음에는 기(氣)가 자연히 몸속에 뻗어나가게 되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자연히 신(神)이 밝아진다. 신(神)이란 여기서는 정신작용, 즉 두뇌 활동을 말한다. 정신이 밝아지면 자연히 본성(本性)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본성을 찾는 단계에 이른 상태를 영통개안, 신인일치, 성통공완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 남을 위해서, 가정, 사회, 국가, 민족, 인류를 위해서 각기 제 능력에 따라 자기 신명을 바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단기 4319년(1986년) 1월 20일경부터 나는 책으로 익힌 단전호흡을 조금씩 틈날 때마다 시험적으로 실시해 보았다. 배꼽아래 5센티 거기서 다시 안쪽으로 5센티 되는 곳에 있는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고 숨을 될 수 있는 대로 깊고 길고 가늘고 고르게 단전을 볼록하게 내밀고 들이쉬면서 아랫배를 부풀렸다가 유연하고 천천히 단전에 가득한 숨을 밖으로 내쉬는 동작을 되풀이했다.
이렇게 일정한 시간을 정한 것도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단전호흡을 사흘쯤 되풀이했더니 이상하게도 심한 몸살 증세가 엄습해 왔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계속했다.
1월 28일 화요일 드디어 뚜렷한 변화가 왔다. 아침에 직장에 남보다 두 시간쯤 일찍 출근하여 책상을 마주하고 의자에 앉은 채 단전호흡에 열중하고 있노라니까 나도 모르게 몸이 앞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아무리 전생에 공덕을 쌓았다고 해도 금생에 선도수련에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면 그 공덕은 그대로 파묻혀 버릴 것이고 또한 제아무리 전생에 공덕을 쌓지 않았다고 해도 금생에 열심히 정진하면 전생에 공덕을 쌓은 사람보다 더 큰 진전을 이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부잣집에 태어난 아이가 반드시 성공을 한다는 보장은 없고,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대성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나의 선도수련은 처음부터 일정한 수련 장소가 따로 없이 그저 아침에 일어나서 30분간 도인체조를 시행하고 아침 식사를 하고는 전철에서도 단전호흡을 하고 직장에서는 타자를 한다든가 누구와 대화를 한다든가 식사를 하든가 하는 시간을 빼놓고는 항상 단전호흡을 하도록 유의했다. 이것을 이른바 생활행공이라고 한다. 퇴근 때도 역시 전철에서 단전호흡을 하고 집에 와서는 식사 전에 30분간 도인체조를 했다.
1986년 1월 29일 수
초보자에게는 다소 복잡하겠지만 수련 도중에 눈꺼풀이 무거워진다는 것 자체는 수련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알아두면 될 것이다.
1986년 1월 30일 목
한 가지 강조해 두고 싶은 것은 수련이 진척되면 누구나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다는 것이다. 내 경우는 촉감이 예민해졌다고 할 수 있다. 촉감뿐만 아니라 뒤이어 후각, 시각, 청각, 미각도 민감해지고 이것이 계속 발달하게 되면 제육감인 직감력도 발달한다는 것을 역시 실체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나는 특히 환절기에 추위를 몹시 타는 편이었다. 환절기뿐만이 아니고 겨울에는 남보다 언제나 추위를 더 탔다. 그런데 단전이 따뜻해 오면서 이상하게도 떨어질 줄 몰랐던 추위가 서서히 물러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이상하게도 마음이 느긋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1986년 2월 7일 금
단전이 점점 더 따뜻해진다. 단전에 열기가 쌓이면 쌓일수록 마음도 느긋해지고 무슨 일을 하든지 여유를 갖게 되었다. 조급증과 성급함을 바로 이 열기가 무산시켜 버리는 것 같다. 지금까지 전연 모르고 지냈던 새로운 나를 하나 더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다.
1986년 4월 10일 목
단전호흡을 할 때는 누구나 혀를 입천장에 가볍게 댄다. 입천장과 혀끝은 닿아 있어야만 기가 유통하기 때문이다.
선도와 성
내가 아는 어떤 친구는 방뇨 시간을 빼고는 12시간을 계속적으로 접전을 감행했는데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둘이 다 기진맥진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성합 도중에 피로가 회복되고 활력이 되살아나서 보통의 성합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황홀한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것도 남자에게서 정이 새어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12시간 동안에 여자 쪽에서 느낀 오르가즘의 횟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단다. 또한 여자는 발뒤축에 2주쯤 치료를 요하는 자그마한 상처를 가지고 있었는데 12시간 후에는 감쪽같이 나아 버렸다는 것이다. 음양의 조화란 가히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할 수 있다. 남녀 화합으로 기력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본보기다.
본격적으로 선도수련을 하려던 사람도 이 경지의 희열에 집착한 나머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른다. 만약에 정말 이렇게 된다면 그는 선도의 숭고한 목적을 달성하려다가 중도작파하는 것과 같다. 정상을 목표로 정상을 향했던 등산객이 중도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에 혹하여 정상 등정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접이불루의 경지에 연연하여 선도수련을 포기한다면 그것은 주지육림을 탐하여 패가망신한 난봉꾼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것은 처음부터 선도수련을 시작하지 않을 것만 같지 못하다.
선도수련은 그 정도가 높아질수록 극기력이 향상되고 자신의 몸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증가된다. 그렇게 되면 자율신경 조작가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다. 자율신경이란 심장의 박동이라든가 소화 작용을 관장하는 신경을 말하는데 이것은 저절로 조절되므로 사람의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지만 고도의 수련을 쌓은 사람들은 이것까지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그것에 대면 성의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것쯤은 훨씬 쉬운 단계이다.
축기(蓄氣)가 완성되고 소주천의 경지에서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가면 백회가 열리게 된다. 백회가 일단 열리기 시작하면, 수련자의 컨디션에 따라, 어떤 때는 시원한 기운이, 어떤 때는 더운 기운이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청량한 기가 수도 물줄기 모양 쏟아져 들어올 때는 그 상쾌하고 황홀한 느낌은 필설로 표현할 길이 없다. 이러한 상태는 천지기운 또는 하느님과의 성합(性合)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경지에 들게 되면 남녀의 육체적인 결합은 지극히 원시적이고 동물적이고 어린애 소꿉장난처럼 시시해진다.
선도수련이 높은 단계에 이르면 물욕, 명예욕과 함께 색욕까지도 뛰어넘을 수가 있게 된다.
선도의 목표
선도의 목적은 인간의 심성에 켜켜이 앉은 묵은 때를 깨끗이 닦아내어 본성을 되찾자는 것이다. 이러한 수련은 누구의 힘에 의지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수행자 자신의 힘으로 조금씩 스스로 변화해 나가다가 마침내 거울에 앉은 묵을 때를 말끔히 벗겨내듯 우리 자신의 맑은 본성을 되찾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수련에 성공하여 인류에게 서광을 보여준 사람들이 바로 성인들이다. 환인천제, 환웅천황, 단군천제, 석가모니, 예수 같은 분들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되찾은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상고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3대 경전 중의 하나인 <삼일신고> 마지막 부분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인다.
"뭇사람들은 착하고 악함과 맑고 흐림과 두텁고 얇음을 서로 섞어 허망한 길을 따라 제멋대로 달리다가, 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어 죽는 괴로움에 빠지느니라. 그러나 깨달은 사람은 느낌을 그치고(止感) 숨 쉼을 고루며(調息) 부딪힘을 금하고(禁觸) 한 뜻으로 나아가 허망함을 돌이켜 참에 이르고 마침내 크게 하늘 기운을 펴니, 이것이 바로 본성을 통달하고 공을 완수하는 것이니라."
1986년 9월 18일
나는 지금도 제아무리 작은 영어사전 활자도 젊었을 때와 똑같이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수련을 한 뒤 그전에는 사흘에서 일주일은 걸려야 아물던 상처도 하루 이틀이면 거뜬히 아물어버렸다.
이 밖에 몸이 훈훈해져서 한겨울에도 내복을 못 입는다든가, 피로가 없어지고 몸이 가벼워져서 층계를 두세 계단씩 한꺼번에 뛰어오르고 내린다든가, 하단전 부위가 항상 따뜻하다든가, 눈망울이 맑아지고 반짝반짝 빛이 난다든가,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쨍쨍 쇳소리를 내어 주위 사람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놀랄 때가 있다.
선도수련에 깊이 몰두하다 보면 자연과 우주의 이치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 밖에도 많은 정신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다. 가령 불안, 공포, 강박관념 같은 데 얽매이지 않게 되었다든가, 비관적이고 소극적이던 사고방식이 낙관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했다든가, 과격하고 공격적이던 성격이 온화하고 관대해졌다든가, 자신만 알던 것이 남을 돕고 남의 이익을 생각하고 항상 인간관계에서 화해를 중시하고, 의협심을 갖게 됐다든가, 천지기운의 존재, 우주에너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 세상 모든 일이 바로 이 에너지의 조화에 의해서 생성 발전되고 창조 또는 진전, 소멸된다는 이치도 깨닫게 되었다.
1986년 10월 23일
내 체력은 선도수련하기 전보다는 확실히 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기억력이 뚜렷이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수련 전에는 나이가 들면서 대화 중에 또는 글을 쓰다가 사람의 이름이나 단어나 연대 따위가 깜빡깜빡 기억에서 사라져서 무척 고생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러한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거의 청년 시절과 비슷한 기억력을 되찾게 되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지도 않았다. 체중이 자꾸만 줄어드니까 몸은 삐쩍 말라가고 가죽과 뼈만 남은 것 같아 보인 모양이다. 살이 빠지니까 주름살이 늘어서 늙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1987년 6월 29일
하단전은 우리 몸의 중심입니다. 우리 몸속에 들어오는 기는 일단 하단전에 모아야 합니다. 중단전과 상단전에는 하단전에 충분한 축기가 된 다음에 축기가 되어야 순서입니다.
1987년 7월 20일
하단전을 강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 중, 상단전은 생각하지 말고 하단전에만 의식을 집중하고 호흡을 하면 자연 하단전이 강화된다고 했다. 하단전을 시계바늘 방향을 회전시키면 중, 상단전에 가는 기가 하단전에 집중적으로 모인다고 했다.
1987년 12월 25일 금
선도수련을 하면서 지금까지 큰 난제였던 것은 반가부좌한 채 40분 이상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사범들과 의논했더니 다리가 몹시 저리더라도 끝까지 참아보라고 했다. 시간을 좀 넉넉히 잡고 이것을 실험해 보았다. 과연 40분이 넘으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다리가 아프고 저려왔다. 의식적으로 참기로 작정을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니까 마비되었던 다리와 엉덩이 부위에 뜨거운 기가 흘러 들어오면서 시원한 기운이 유통되고 저렸던 데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1988년 3월 16일 수
백회가 열리는 것은 엄격히 말해서 일종의 피부호흡의 시작이다. 호흡기관 이외의 특정 피부 부위가 호흡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이제는 백회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 주변의 머리의 각종 경혈로 옮겨가더니 어제 아침에는 넓적다리까지 오싹하면서 기운이 들어왔다. 보통 오한이 들었을 때의 기분 나쁜 느낌과는 다른 것이다.
1988년 3월 31일 목
피부호흡이 되면 전신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우주와 내가 합일되는 경지를 체험한다. 수련 도중 몸이 흩어져 없어짐을 느낄 수 있다.
청량한 기운은 백회와 머리 좌우 혈에서 들어오다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제는 머리 전체로 들어오는데 마치 무더운 한여름에 얼음 모자라도 뒤집어쓴 것처럼 시원하고 상쾌하다. 전에는 공복 시에 수련이 잘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기운이 백회를 정통으로 뚫고 들어오는가 하면 제때에 식사를 하지 못해도 그전처럼 공복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고 식량(먹는 량)도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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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편 선도체험기 2
https://lifenlight.tistory.com/m/234 약편 선도체험기 1저자 김태영 님(1933-2021)이 건강을 위해 1986년 1월 20일부터 시작한 선도 수련법을 수련하면서 일어나는 체험을 기록한 글이다. 하루가 다르게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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